봄과 여름 사이, 꽃은 속삭인다

봄과 여름 사이, 꽃은 속삭인다



봄이 깊어가고 여름이 다가오는 그 사이,
세상은 숨결처럼 고운 꽃들로 채워진다.

따스한 바람에 실려 온 작은 씨앗들이,
겨우내 꿈꾸던 색을 틔운다.

아직은 봄의 설렘이 남아있고,
여름의 열기가 문턱을 넘지 않은 이 순간
꽃들은 조용히, 그러나 단단히 피어난다.

하얗고 투명한 나뭇가지 끝에,
연분홍 잎들이 수줍게 흔들리고

바람에 실려온 이름 모를 들꽃은
햇살 한 줌에도 감사한 듯 웃는다.

초록이 깊어질수록,
꽃들은 더 짙은 향기로 서로를 부른다

봄의 마지막 인사를 대신하는 하늘거림,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눈부신 장식.

그 사이에 피는 꽃들은 말없이 가르쳐준다.
모든 아름다움은 머무르지 않고,
가장 빛나는 순간에 가장 조용히 사라진다는 것을.

우리는 그저, 멈춰 서서 바라볼 뿐이다.
햇살을 머금은 그 짧은 영원을.




♡ 밝은 워터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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