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물어가는 빛 아래에서
저물어가는 빛 아래에서해가 기울어질 무렵이면세상은 잠시 숨을 고릅니다.환하게 빛나던 것들이 한 톤 낮아지고,그 자리에 부드러운 그림자가 내려앉습니다.나는 그 시간 속에서 자주 멈춰 섭니다.어쩌면 삶도 저녁빛을 닮아 있는 건 아닐까 하고.젊은 날에는 몰랐습니다.바람이 있어 꽃이 피고,꽃이 져야 열매가 맺힌다는 단순한 이치를.떨어지는 꽃잎을 보며왜 이렇게 빨리 지나가느냐고 원망했던 적도 있습니다.손끝에 닿는 것들은 영원할 줄 알았고,잡으면 머물 줄 알았습니다.하지만 세월은 대답 대신 등을 밀어주었습니다.붙잡지 못하는 것이 실패가 아니라는 것을,지는 것이 끝이 아니라는 것을말없이 보여주었습니다.푸른 숲 어딘가에서홀로 울고 있는 작은 새처럼우리 또한 이유 없는 서러움에 젖어밤을 건너온 날들이 있었지요.그러나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