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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 속을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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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 속을 걷다

너와 내가
말없이 걷는 이 아침,
햇살은 고요히 우리의 어깨 위에 내려앉고
바람은 조심스레 우리 사이를 스친다.

아까시아 꽃잎이 떨어지는 길목,
너의 숨결과 내 숨결 사이로
은은한 향기가 흐른다.
그건 꽃의 향기였고,
또한 너와 내가 만든 기억의 냄새였다.

우리의 걸음은 아주 느리지만
그 속엔 오래된 기다림과
말하지 못한 마음이 실려 있다.
그리움은 향기가 되어
피어오르고,
우리 사이를 맴돈다.

너의 눈길이 나를 스치고,
그 순간 바람이 너의 머리카락을 흔든다.
그 향기 속에서 나는
너를 다시 사랑하게 된다.
아니,
사랑하고 있었음을
조용히 깨닫는다.

풀잎 사이를 스쳐 지나가는 봄날의 기척처럼
너와 함께 걷는 이 길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충분히 아름답다.
말 없이 마주한 꽃향기처럼,
우리의 마음도 그렇게
스며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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