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의 숲, 그 끝에서 너를 기억하며
그리움의 숲, 그 끝에서 너를 기억하며
미정아,
이 편지가 닿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닿지 않아도 괜찮아.
그저 오늘은 너에게, 마음속 깊은 이야기 하나 꺼내고 싶어서 이렇게 글을 쓴다.
우리가 서로를 알아온 지 2,338일째 되는 날,
나는 문득 너와의 시간을 헤아려보았어.
숫자는 참 무심하게 지나갔지만, 그 속엔 참 많은 계절이 담겨 있었더라.
봄엔 너를 보며 웃었고,
여름엔 마음을 숨기지 못했지.
가을엔 낙엽이 수북한 길 위를 함께 걸었고,
겨울엔 네 온기에 모든 추위를 잊었어.
그렇게 우리는 사계절을 함께 나누었고,
네 숨결은 어느새 내 삶에 스며들었지.
처음 만났을 때는, 너도 나도 서로에게 닿을 수 없는 별 같았지.
하지만 너는 조용히 내게 다가와주었고,
나는 어느새 너에게 기대고 있었어.
우리는 마치 끝없이 이어지는 숲길을 걷는 사람들이었어.
짙은 안개 속에서도 서로의 손을 놓지 않았고,
숲 너머에 환한 세상이 있을 거라 믿으며 걸었지.
하지만 숲은 끝나지 않았고, 우리는 그 안에서 더 깊이 서로를 사랑했어.
사랑은 늘 그렇게, 신비롭고 아픈 거더라.
가까이 갈수록 그리움은 커지고,
함께 있을수록 놓기 어려워지는 감정.
우리는 자주 다가섰다가, 또 멀어지곤 했지.
밤새 이어지던 문자들,
새벽녘 쓴 애틋한 메시지들,
그리고 꾹꾹 눌러쓴 손편지.
그 모든 글자 안엔
우리가 서로를 얼마나 그리워했는지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어.
기억나니?
커피 한 잔 사이에 마주 앉아 웃던 우리.
어쩔 줄 몰라 네 손을 잡고 있던 그 순간.
그때 우리는 참 따뜻했지.
삐치기도 하고, 돌아서기도 했지만
금세 잊고 다시 웃을 수 있었던 건
서로를 깊이 믿었기 때문 아닐까.
나는 여전히 가을이 되면
너와의 시간이 그리워진다.
추억이 나를 자꾸 너에게 데려가.
하지만 잊지 말아줘.
우리의 시간이 사라지는 건 아니라는 걸.
숲길을 걸으며 웃고 사랑했던 모든 순간들.
그 햇살과 바람, 너의 목소리, 너의 체온.
그건 여전히 내 안에서 살아 있어.
너를 놓아주지 않겠다고 마음속으로 다짐해본다.
기억이 바람에 흩어지는 날이 오더라도
그날조차 너를 원망하지 않을게.
그저, 우리만의 숲을 마음속에 고이 간직할 거야.
미정아
나는 아마 평생 그 숲을 떠올리며 살아가겠지.
그 숲의 끝에서 너를,
그리고 너와 함께였던 나를 기억하며.
문득 불어오는 바람에도
고개 들어 바라본 하늘에도
너의 미소가 떠오르겠지.
그리움은 사랑의 또 다른 이름이라니까,
나는 아마, 영원히 너를 사랑하며 살아갈 거야.
너를 만나고 나서,
나는 글을 쓰는 사람이 되었어.
아마도 너를 보고 싶어서,
너를 그리워해서,
이렇게 다시 오늘도 펜을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가을이란 계절은
누구에게나 낭만적이면서, 외롭고,
그리운 사람을 떠오르게 하는 계절인가 봐.
진접에 머무는 너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우리가 걸었던 그 길을 다시 지날 때면,
서툰 뽀뽀와 조심스레 속삭이던 사랑이 떠오르겠지.
그것도 언젠가 먼 기억으로 흩어지겠지만,
그래도 나는 오늘,
여전히 그 숲 속 어딘가에서
너를 기다리고 있어.
2025년 9월 11일,
너를 그리워하는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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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 처 -<좋은글> 中에서-
>이미지 출처 - 무료이미지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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